
사라져 가는 껍질, 고립된 생명마다가스카르 북서부의 건조림 속, 낮은 관목과 가시덤불 사이를 천천히 기어가는 조용한 생명체가 있다. 햇살이 모래 위에 부서지는 한낮, 먼지 자욱한 공기를 가르며 앙코르 거북(Angonoka Tortoise)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다가스카르 마목 거북(Malagasy Ploughshare Tortoise)’이라는 이름처럼, 땅을 갈 듯 느리지만 묵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 거북은, 지금도 고요하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느릿하고 태연한 걸음은 실상 위태롭기 그지없다. 앙코르 거북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육상 거북 중 하나이며, 지구상에서 오직 마다가스카르의 극히 제한된 지역, 그것도 점점 좁아지는 서식지 내에서만 살아남아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