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홍학 – 붉은 날개의 위기, 습지와 함께 사라지다

ad제니 2025. 3. 28. 21:30

수천 마리의 붉은 깃털, 생명의 장관

홍학(Flamingo)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조류 중 하나다. 화려한 분홍빛 깃털과 우아한 긴 다리, 독특한 목선은 사진 작가들과 탐조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때로는 수천 마리가 함께 모여 습지 위에 떠 있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며, 생태 관광지나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이처럼 장관을 이루던 홍학의 무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프리카, 남미, 인도,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는 홍학들은 서식지 파괴, 기후 변화, 수질 오염, 밀렵 등의 이유로 멸종 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며, 특히 미국조류보호협회(Audubon Society)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일부 종에 대해 지속적인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홍학 – 붉은 날개의 위기, 습지와 함께 사라지다

 

 

생물학적 특징 – 아름다움에 숨겨진 생태적 정교함

홍학은 크게 여섯 종으로 나뉘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종은 큰 홍학(Greater Flamingo)이다. 성체는 키가 1.2미터에서 1.5미터 정도이며,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1.5미터 이상에 이른다. 체중은 약 2킬로그램에서 4킬로그램으로, 날개가 크고 가볍기 때문에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

홍학의 분홍색 또는 붉은빛 깃털은 먹이에서 유래한다. 주로 먹는 조류, 갑각류, 조류성 플랑크톤에는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깃털과 피부에 축적되어 붉은빛을 띠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홍학일수록 색이 진하며, 이는 짝짓기 경쟁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습지, 염호, 갯벌 같은 얕은 물가를 좋아하며, 독특한 방식으로 머리를 거꾸로 숙여 부리를 물에 담가 먹이를 거른다. 무리 생활을 하며 수천 마리 단위로 번식지를 형성하고, 진흙을 쌓아 올려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는다. 보통 한 번에 한 개의 알을 낳으며, 암수 모두가 번갈아가며 품는다.

 

 

 

홍학이 멸종 위기에 놓인 이유

1. 서식지 파괴

홍학이 가장 선호하는 서식지는 염도 높은 습지, 염호, 갯벌 등 특수한 생태계다. 이러한 환경은 세계적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그 주요 원인은 인간의 농업용지 확대, 댐 건설, 간척사업, 도시 개발 등이다. 특히 염호와 습지는 배수가 어려워 관리가 까다롭고, 개발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습지가 사라지면 홍학은 번식지와 먹이터를 동시에 잃게 되며, 먹이 부족과 번식 실패로 개체 수가 급감한다.

 

2. 기후 변화

홍학의 서식지는 물의 양과 염도에 민감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과 집중 호우가 반복되면서 많은 염호가 건조하거나 범람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나쿠루 호수와 보고리아 호수처럼 대규모 홍학 무리가 번식하는 지역은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질 변화로 인해 먹이원이 사라지거나 번식 환경이 악화되며, 서식지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많다.

 

3. 수질 오염과 인간 간섭

산업 폐수, 농약, 중금속 등의 유입으로 인해 염호와 습지의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홍학은 민감한 체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속 오염 물질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먹이인 조류와 갑각류가 사라지면서 먹이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성장 및 번식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관광객의 무분별한 접근, 드론 사용, 촬영을 위한 서식지 침범 등도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번식을 방해하고, 홍학들이 둥지를 버리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4. 밀렵과 알 수집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홍학을 밀렵하거나 알을 채취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고기, 장식품, 약재 등의 용도로 소비되며,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암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보존 노력과 국제적 보호 활동

홍학의 보존을 위해 다양한 국제 단체와 국가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에 따라 습지 보호지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홍학 서식지를 포함한 염호들이 우선 보호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다. 또한, 여러 국가에서 생물다양성 전략 및 행동계획(NBSAP)을 통해 홍학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고 있다.

IUCN은 대부분의 홍학 종을 ‘관심 필요(Least Concern)’ 또는 ‘위기 직전(Near Threatened)’ 단계로 지정하고 있지만, 개체 수가 급감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급격히 사라지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동시에, 환경 교육 캠페인, 홍학 번식지에 대한 출입 통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홍학의 생존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

  • 습지 보호에 대한 인식 높이기
    홍학의 주요 서식지는 바로 ‘습지’다. 물을 아끼는 생활습관, 지역 개발에 대한 감시, 정책 참여 등으로 습지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
  • 환경오염 줄이기
    농약, 비료, 화학제품의 과다 사용을 줄이고, 폐수 배출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작은 실천이 습지 생물들에게는 생존 조건이 된다.
  • 윤리적 관광과 사진 활동
    홍학 서식지를 방문할 경우 거리를 유지하고, 드론 등으로 접근하지 않으며, 지정된 지역에서만 촬영하거나 탐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 생태 보호 활동 참여
    WWF, 한국습지NGO, 조류보호협회 등에서 운영하는 캠페인, 기부, 자원봉사 등으로 직접적인 보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결론 – 붉은 날개가 사라진다면

홍학은 단순한 아름다운 새가 아니다. 그들은 습지 생태계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그 생존 여부는 인간의 자연 파괴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말해주는 경고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이유는 단지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홍학이 붉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그날까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행동이다.